뜨거운 목성이라는 표현을 들어보았는가? Hot Juipter라고 불리우는 이 뜨거운 목성은 무엇을 의미할까? 단순히 목성이 뜨거운 것을 의미할까?
뜨거운 목성이라는 말에는 모순점이 있는 것 같다.
목성은 태양으로부터 거의 8억km나 떨어져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말하는 뜨거운 목성은 목성이 뜨겁다는 뜻이 아니다.
바로 'Hot Jupiter'라는 별명을 가진 외계행성을 의미한다.
jupiter라는 단어에서 짐작할 수 있듯, 뜨거운 목성에 해당하는 외계행성은 목성과 같은 거대한 가스행성이며, 그게 뜨겁다는 뜻이니
모항성에 가까이 있는 녀석임을 지칭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우리같은 좆문가들은 이 뜨거운 목성이 어떠한 의미를 전달해주는지 잘 모른다. 그저 존나 뜨거운 가스행성이겠구나.. 라는 일차원적 생각 뿐.
하지만 천문학자들에게 이 뜨거운 목성의 존재는 기존의 이론을 뿌리 째 흔드는, 아주 위협적인 존재였다.
대표적인 뜨거운 목성 페가수스 51 b. 태양-수성 간 거리의 1/4도 안되는 지점에서 모항성을 돌고 있다.
지난 20세기 말 첫 외계행성을 관측한 이후, 수많은 외계행성이 발견되었다. 개중에는 지구와 비슷한 지구형 행성도 상당수 있었지만,
관측된 대부분의 외계행성은 가스행성이었으며, 그중 뜨거운 목성이 상당수를 차지했었다.
직경이 목성의 1.5배가량 되는 뜨거운 목성 Kepler - 5b
커다란 가스행성의 경우, 질량이 엄청나게 크기 때문에(목성의 경우, 지구의 320배가량) 발견하기가 매우매우 쉽다.
천문학자들이 처음 찾은 외계행성의 경우, 이러한 가스행성이 대부분이었는데, 그들이 이 행성들의 궤도를 계산해보니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모항성을 불과 150만km떨어진 곳에서 돌고있는 WASP - 19 b
매우 큰 녀석 주제에 수성보다 훨씬 안쪽 궤도를 도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커다란 가스행성이 수성보다 안쪽 궤도를 돌고있기 때문에 대기 상층부의 온도는 수천도까지 상승했다. 그야말로 '뜨거운 목성'이었다.
이들은 모항성에 바짝 붙어있기 때문에 자전과 공전이 같아져버렸고, 가스행성이기 때문에 태양을 바라보는 쪽이든 그렇지 않은 쪽이든
대기 상층부의 온도는 수천K에 육박한다.
모항성과 너무 가깝기 때문에 공전주기는 최소 수십시간~ 수일 정도이며, 이는 사계절이 단 하루만에 지나가는 꼴과 같다.
이 뜨거운 목성의 발견은 천문학자들에게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왔다.
도대체 그들에겐 무엇이 문제였을까?
태양과 가까운 쪽에선 암석형 행성이, 먼 쪽에선 가스형 행성이 만들어졌으리라 믿어져 왔다.
그전까지 천문학자들은 우리 태양계의 형태를 보고 그에 걸맞는 태양계 형성 시나리오를 완성했었다.
즉, 태양과 가까운 쪽에서는 암석형 행성이, 태양과 먼 쪽에서는 가스형 행성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뜨거운 목성의 발견은 이러한 태양계 형성 시나리오의 근간을 흔들게 되었으며, 천문학자들은 이 '뜨거운 목성'의 존재를 어떻게든 설명해야 했으며,
동시에 태양계 형성 시나리오에 대해서도 조정이 불가피했다.
궤도 전이론
천문학자들은 머리를 싸매며 연구에 돌입했고, 그렇게 해서 처음 나온 모델은 '궤도 전이론'이다.
궤도 전이론이란, 거대 가스행성이 처음에는 태양계 형성 시나리오처럼 모항성과 충분히 이격된 상태에서 만들어졌고,
행성이 충분히 커지자 모항성의 중력과 주변 물질등과의 마찰에 의해 수성궤도 안쪽까지 떨어졌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있다.
상당히 그럴듯하지 않은가? 이 궤도 전이론은 태양계 형성 시나리오에도 반영됐다. 바로 Grand Tack Model이라는 목성 궤도천이가 그것이다.
목성이 만들어진 후 오늘날 화성궤도(1.5AU)근방까지 떨어져 수성, 금성, 지구, 화성의 형성을 촉진하였고 그와동시에 안쪽에 있는 덜 자란 미행성체들을 바깥으로 튕겨내버려서 오늘날 카이퍼벨트와 오르트 구름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우리 태양계의 경우, 목성 뒤쪽에서 토성, 천왕성, 해왕성이 만들어지고 있었기 때문에 이들이 성장하면서 목성을 다시 원래궤도까지 역으로 돌게 시켰지만,
뜨거운 목성에서는 목성 뒤쪽으로 다른 커다란 행성이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그 궤도에 머물게 되었다.
이 이론은 케플러가 띄워지기 전까지 정설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케플러가 발사된 후 심상치 않은 점이 하나 둘씩 발견되기 시작했다.
본래 궤도전이론에 따르면, 거대가스행성이 만들어지면서 안쪽으로 기 때문에 태양계 전체를 들쑤시고 다니게 된다.(위의 동영상 참고)
즉 이러한 환경에서는 다른 행성이 성장하기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뜨거운 목성의 거대한 중력으로 성장중인 미행성체를 바깥으로 날려보내거나
흡수하면서 대부분이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다. 그래서 뜨거운 목성은 그 태양계에서 그녀석 하나만 존재할 가능성이 높았고,
실제 관측결과도 이를 지지하고 있었다.
즉 뜨거운 목성은 상당히 '외로운' 녀석이라는 것이다.
뜨거운 목성계에서 발견된 지구형 행성들
하지만 케플러 우주망원경은 이러한 이론에 의문점을 제기하는 관측결과를 하나둘씩 내놓기 시작했다.
토론토 대학의 연구팀은 케플러 우주망원경으로 발견한 27개의 뜨거운 목성계에서 11개는 최소 지구만한 암석행성에서부터 최대 해왕성 크기까지
다양한 크기의 행성이 존재하고 있다는 점을 밝혀냈다.
즉 생각보다 뜨거운 목성은 외롭지 않다는 것이다.
이 연구결과는 대세로 자리잡혀 있었던 '궤도 전이론'의 근간을 흔들게 되었다.
분명 뜨거운 목성의 궤도 전이로 주변에 있는 행성의 생존률이 매우 희박한데도 불구하고 절반에 가까운 샘플들이 뜨거운 목성 주변의
다른 외계행성의 존재를 지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재 천문학자들은 이 뜨거운 목성이 본래부터 이 위치에서 생겨났을 가능성을 신중하고 고민하고 있다.
하지만 상식적으로 생각해봤을 때 태양 근처에서 커다란 가스행성이 만들어진다는 것은 말이 안되는 것 같다.
원시태양계라 하더라도 태양 근처는 수천도에 육박했을 것이고, 이러한 환경에서는 수소와 헬륨이 방방 뛰어다니거나 바깥으로 튕겨나갈텐데,
이들이 어떻게 뭉치냐는 것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떤 메커니즘으로 태양 근처에서 그토록 커다란 가스행성이 만들어질 수 있었을까?
아직 천문학자들은 그 원인을 모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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